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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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속에서 뭔가 밖으로 치밀어오르려는 것이 심상치않다. 조만간 시간을 내서 이놈의 정체를 살펴봐야겠다.  

변화한 것은 나인 것 같다. 그것이 가장 손쉬운 해결이다. 그것은 또한 가장 불쾌한 해결이기도 하다. 그러나 결국은 내가 그 갑작스런 변동에 지배되고 있다는 것을 시인해야 한다. 사실인 즉, 나는 생각을 하는 일이 별로 없다. 그래서 자질구레한 변형이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나의 내부에서 축적되어, 그 어느날, 정말 혁명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것이 나의 생활에 그처럼 돌변하는, 그리고 일관성 없는 양상을 띄게 만든 것이다.....(중략)

나는 마비된 듯, 단 한 마디도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전화기 옆, 초록색 양탄자 위에 있는 크메르의 불상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나의 몸이 림프액 혹은 미지근한 우유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았다......(중략)

그러다가 갑자기 나는 6년간에 걸친 잠에서 깨어났다. 불상이 불쾌하고 바보스럽게 느껴졌다. 나는 내가 심각한 권태에 사로잡혀 있음을 느꼈다. 내가 왜 인도차이나에 와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왜 이런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왜 나는 이런 괴상한 옷을 입고 있는가? 나의 정열은 사라져버렸다. 그 정열은 몇 년동안 나를 뒤덮어 휘몰아왔던 것이다. 이제 나 자신이 텅 빈 것 같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가혹한 일은, 내 앞에 거대하고 무의미한 하나의 관념이 맥빠진 듯이 놓여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잘 모르겠으나, 그때 그것은 나의 마음에 너무도 심한 불쾌감을 일으켰기 때문에 차마 바라볼 수 없을 정도였다......(중략)

내 생각이 옳다면, 또 축적되어가는 모든 징조가 내 삶의 새로운 파괴의 전조라면, 정말 나는 두렵다. 나의 생활이 풍부하다든지, 충족되어 있다든지, 귀중하다는 말이 아니다. 나는 생겨나려고 하는 것, 나를 사로잡으려는 것이 두렵다.

구토/장 폴 사르트르/문예출판사  18p ~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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