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형 생일
신촌 첫번째 골목에 예전에 모아치킨이라는 통닭과 생맥주를 파는 집이 있었다. 담백한 후라이드 치킨을 맥주와 같이 팔던 곳이었는데 이곳에서 대학시절 참 많은 이야기를 했던 듯 하다. 학회 세미나가 끝나고 난 후에 뒤풀이며, 외부 행사에 참가하고 난 후에 정리모임을 종종 이곳에서 했다. 세련되거나 넓진 않았지만 푸짐한 통닭이 맛있었던 곳으로 기억한다.
이제 더이상 모아치킨은 없다. 대신 그 자리엔 소세지와 맥주를 파는 술집이 들어섰다. 이름은 '엘파소'. 요즘 유행하는 수제 소세지와 유사한 착안으로 이런 술집이 생긴 듯 하다. 너무나 빠르게 상점들이 생기고 사라지는 신촌에서 옛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곳이 또 하나 사라졌다는 사실은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모아치킨 이전에는 또 다른 무언가가 그 장소에 있었으리라.
같은 장소이지만 다른 술집에서 같은 학회 활동을 했지만 내가 활동하던 때와는 다른 이야기들을 후배들은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하다. 옛 기억은 새로운 기억으로 새로워진다.
(2008. 2. 20. 신촌 '엘파소' 후배 재형의 생일 모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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