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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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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저절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성숙에서 중요한 것은 나이 자체가 아니라 '삶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이에 비해 어른스럽다는 말은 어리지만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을 가리킨다.


하지만 여기서 판단해야 할 것이 있다. 사람의 성숙 정도를 가늠할 때 그의 '경험의 풍부함'이 지식에 근거한 것인지(머리로 아는 것인지) 아니면 직접 몸으로 부딛혀 얻은 결론인지 말이다. 만약 지식에 근거한 것이라면 그런 성숙함은 지식이라는 것이 실제 상황에서 무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점에서 불완전하다. 삶의 경험을 지식에 의존하는 사람의 경우 그 사람은 은연중에, 시행착오를 겪고 마음이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머리 속으로만 판단하고 삶의 중요한 경험들을 피하거나 건너뛰려고 한 것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들은 일면 성숙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겁쟁이이며 대가를 치르지 않고 삶의 중요한 교훈을 얻으려고 한다는 점에서 도둑의 심보라고 할 수 있다. 성숙은 많이 안다고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압축적으로(중요한 직접 경험들을 건너뛰고) 이루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흔히 성숙하게 되면 삶의 온갖 문제에 대해서 능숙하게 대처하고 같은 실수는 다시 반복하지 않게 되는 것을 상상한다. 하지만 성숙이라는 것이 하나의 단계를 넘어서면 다시는 같은 문제를 겪지 않는다는 식의 단계적인 것은 아니다. 또한 성숙이라는 것이 고정된(혹은 완성된) 하나의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자아와 환경이 교류하면서 얻어지는 동적인 과정 그 자체라고 보는 것이 맞다. 그래서 성숙은 계속해서 반복되는 비슷한 경험과 비슷한 후회들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다만 반복된 경험들을 통해서 사람들은 스스로의 마음을 더욱 잘 살필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다음에 비슷한 상황에 놓일 경우 좀 더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잘 대처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여러가지 자신의 모습과 직면하게 된다. 이는 자신이 알지 못했던 낯선 모습까지를 의미한다. 재미있는 것은 자기 안에 있는 '어린 아이' 즉 자신의 과거와도 만나게 되는데, 이 어린 아이는 화가 나 있을 수도 있고, 울고 있을 수도 있다. 여기서 사람들은 특정 상황에서 나타나는 자신 안의 '아이'의 모습을 부정하기 쉽다. 어른이 되었음에도 어린아이의 모습을 벗어버리지 못하는 것처럼 생각되고 이는 성숙하지 못했다는 느낌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의 모습을 부정한다고 해서 그런 모습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자기 안의 아이의 모습을 인정하고 자신의 일부로 사랑하는 것이다. 그리고 평생 나를 따라다닐 수도 있는 나의 모습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성숙한 사람은 아이에서 어른까지를 자기 안에 모두 가지고 있고, 자신 안에 있는 아이를 달래고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다. 또한 이렇게 볼 때 성숙의 문제는 그 사람 안의 '어린 아이'에서 현재의 '어른'까지 모두를 아울러서 자신 안에 담을 수 있는 폭과 깊이의 문제이다. 일단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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